결혼 시리즈 – 여성의 시선 2편
시댁도 남편도 아닌, 이제는 '나'라는 존재를 선택하는 용기
결혼 후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나는 누구였을까?' '지금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지?'
이 질문은 상실의 순간이 아니라, 다시 나를 살아가기 위한 첫 신호입니다.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 잊혔던 자신을 발견하고, 조금씩 일상 속에서 나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글은 희생과 순응의 이름으로 잃어버렸던 ‘나’를 다시 삶의 주인공으로 세워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
결혼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잠시 배경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조용히 안으로 숨겨졌던 것뿐입니다.
삶의 바쁜 흐름 속에서 문득, 나는 여전히 나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했습니다. "개인의 자유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시작된다."
남편의 일정, 자녀의 요구, 시댁의 기대 속에서 나는 늘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내 감정과 욕구를 솔직히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는 나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됩니다.
나는 더 이상 조연이 아닌, 다시 내 삶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한 연습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나는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의 온전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합니다.
내 안에 오래 잠들어 있던 감정들이 다시 말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취향, 조용한 생각, 내가 좋아하던 노래 한 곡. 그 모든 것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꺼내는 일
오랜 시간, 나는 타인의 기대에 나를 맞추며 살아왔습니다.
“좋은 엄마”, “착한 며느리”, “이해심 많은 아내”라는 말이 칭찬이자 동시에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말했습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자유롭게 하되, 나 또한 자유로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닌, 누군가가 원했던 모습으로 살아가던 시간은 결국 나를 타인의 그림자 속에 머물게 만들었습니다.
그 시선을 천천히 내려놓기 시작할 때,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이 아닌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품게 됩니다.
사랑받기 위해 나를 감추는 일은 결국 나를 지워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는 이제 타인의 시선을 기준 삼지 않고,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그 깨달음은 때로 아프지만, 동시에 자유롭습니다.
서툴더라도 나의 방식으로 선택하고, 내 마음을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사랑하면서도 나를 지키는 힘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하는 삶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 자신을 지키는 힘이 필요합니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과 나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은 결코 반대 방향이 아닙니다.
장폴 사르트르는 말했습니다.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 내가 나를 비추어보는 또 하나의 거울이다."
사랑은 때때로 나를 희생하게도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나는 상대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통해 상대와의 관계를 더 넓고 깊게 바라보게 됩니다.
결혼은 끊임없는 조율의 연속이지만, 그 조율 속에서도 ‘내 목소리’는 분명히 존재해야 합니다.
사랑하면서도 나를 지키는 연습, 그것이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 자유로워지는 첫걸음입니다.
진짜 사랑은 나를 잃지 않게 해주는 관계에서 피어납니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나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길을 찾는 과정이 바로, 우리가 결혼 안에서 성장해 가는 여정입니다.
나는 무조건적인 희생을 사랑이라 여기지 않기로 합니다. 진정한 연결은, 각자가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지니까요.
결혼은 함께 나아가되, 독립적인 두 존재로 존재하는 일입니다.
다시 나로 살아갈 용기
결혼은 단지 두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함께 걸어가는 하나의 여정입니다.
나는 그 여정 안에서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조금 지쳐 있었을 뿐인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의 기대 속에서만 살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말할 수 있는 언어로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이 글이 당신의 마음에 닿아 '나도 괜찮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결혼은 나를 잃는 일이 아니라, 다시 나를 알아가는 또 다른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결혼시리즈 - 여성의 시선에서는 결혼 이후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던 수많은 여성들의 내면을 돌아보며, 다시 나를 회복하고 삶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여정은 여성의 시선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또 다른 반대편에서 바라볼 차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결혼이라는 선택 이후 ‘책임’과 ‘역할’ 속에서 흔들리는 남성의 내면을 따라가며, 또 다른 삶의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한 사람만의 고통이나 회복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총합일지도 모릅니다.
남성의 시선에서는 어떤 질문과 고민이 있을지 함께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결혼이라는 선택》 4부작 시리즈를 함께 읽어보세요.
결혼, 다시 나를 살아가는 연습 (여성편 2편)